[100세시대 현장의 불자들] 4. 은퇴출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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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6-05-20 17:00 조회2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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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세시대 현장의 불자들] 4. 은퇴출가자
- 부처님오신날 특집
- 입력 2026.05.20 10:12
- 수정 2026.05.20 10:49
- 호수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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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2막은 자리이타…원력으로 체력 극복”
국제포교불교대학 교수 법유 스님

30년 가족 위해 살았지만 남은 삶은 "더 많은 이들 위해” 발원
평생 몸에 밴 습관·조급함이 큰 장애 "대중의 힘이 수행 동력”
초고령사회로 접어들며 은퇴 이후 삶에 대한 고민도 커지고 있다. 누군가는 귀촌을 택하고, 누군가는 새로운 취미를 찾는다. 그러나 또 다른 이들은 출가를 선택한다. ‘은퇴출가’로 인생의 제2막을 시작하는 것이다. 해인사 희랑대에서 만난 법유 스님 역시 참된 행복을 찾기 위해 수행의 길에 들어섰다. 부족함 없는 삶을 살았지만, 마음 한편의 허무함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스님은 그 원인을 찾기 위해 결국 출가를 선택했다.
법유 스님은 부산 해동고 재학 시절 불교학생회 활동을 하며 자연스럽게 불교와 인연을 맺었다. 동국대 불교학부 진학을 꿈꿨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해운업에 종사하며, 삼성물산이 건설에 참여한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 자재를 운송하는 등 세계 곳곳을 오갔다.
사회적으로 안정적인 삶이었다. 가정을 꾸리고 경제적으로도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마음속 허무함은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았다.
“등산 등 취미에 몰두해도 근본적인 허무함은 채워지지 않았습니다.”
30년 넘게 자신과 가족을 위해 살아왔지만, 앞으로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은 점차 커졌다. 자신의 행복을 넘어 다른 사람에게 행복을 전하는 자리이타를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이 출가로 이어졌다.
스님은 둘째 자녀가 성년이 되는 시점을 정년으로 정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웠다. 처음에는 가족들도 당황했지만 결국 스님의 선택을 이해하고 응원했다. 특히 첫째 자녀가 자기가 하고 싶은 음악의 길로 진로를 설계하는 모습을 보며 용기를 얻었다고 했다.
출가 준비 과정은 쉽지 않았다. 수출가 준비에만 약 2년이 걸렸다. 사업과 세금 문제는 물론 사용하던 신용카드와 휴대전화까지 모두 정리해야 했다. 가족관계 정리 역시 고비였다.
“출가결심을 돌리지 않기 위해 일부러 주변에 출가를 소문냈습니다. 이혼을 위해 법원을 찾았을 때 비로소 가족 모두가 출가를 실감했던 것 같습니다.”
법유 스님은 53세가 되던 2018년 겨울 해인사에서 행자 생활을 시작했다. 스님은 “나이로 인한 체력적 어려움은 있지만 수행에 대한 원력으로 극복했다”고 말했다. 오랜 사회생활 속에서 몸에 밴 습관과 조급함을 내려놓는 일도 수행의 중요한 과정이었다. 스님은 출가 후 어려웠던 점으로 ‘관념’을 꼽았다.
“사회에서 오래 살다 보면 자기 방식이 몸에 배게 됩니다. 수행은 결국 그런 생각과 습관을 비워내고 내려놓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법유 스님은 해운업 경험과 외국어 능력을 살려 국제포교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올해 개교한 국제포교불교대학에서 교수 소임도 맡았다. 동국대 불교대학원에서 명상심리학도 공부하고 있다. 수행을 통해 얻은 가르침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서다.
스님은 출가의 필요성을 설명하며, 은퇴출가 활성화를 위해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강원 교육 참여를 제도적으로 강화하면 수행의 안정성을 높이고 제도 운영에서 제기되는 우려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혼자 수행하는 재가자가 늘어나는 것 같습니다. 혼자 수행하다 보면 방향을 잃기 쉽습니다. 수행과 공부에 대한 원력이 크다면 출가가 가장 바른 길입니다.”
스님의 출가는 단순한 삶의 전환이 아니었다.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치열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자, 자신과 타인의 행복을 함께 이루기 위한 새로운 출발이었다.
법유 스님은 2018년 해인사 율주 경성 스님을 은사로 출가해 2020년 사미계를, 2025년 구족계를 수지했다.
권정수 기자 kjs0915@beopbo.com
“부처님 가르침 따르는 길에 늦은 때란 없죠”
통도사승가대학 학인 연성 스님

30년 동안 가정·직장에 충실
인도 성지순례 중 출가 결심
가족 반대라는 난관에 봉착
수행에서 하심이 가장 중요
“행복하세요.” 통도사승가대학에서 만난 연성 스님의 인사다. ‘참된 행복’을 찾아 수행의 길에 오른 스님의 굳은 의지가 담긴 말이었다. 30년 동안 직장과 가정을 지키며 살아온 한 가장은 2020년 7월 7일 부산 원오사에서 삭발염의를 하고 수행자의 삶을 시작했다.
출가를 결심한 계기는 2017년 인도 성지순례였다. 불심 깊은 친누나와 함께 떠난 여행에서 마음이 크게 흔들렸다. 인도 영축산에서 한 참선과 기도는 수행자의 삶을 결심하게 만든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인도에서 돌아온 스님은 출가를 준비했다. 가족 몰래 적금을 들며 자녀들이 홀로 설 수 있는 시간을 기다렸다. 이후 2020년 7월 7일 원오사에서 행자 생활에 들어갔다.
출가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가장 큰 걸림돌은 가족이었다. 특히 큰딸의 반대가 컸다. 연성 스님은 “행복하자고 선택한 길인데 가족이 불행하다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 가족을 설득했다”고 말했다. 결국 가족들은 스님의 선택을 받아들였고, 연성 스님은 56세가 되던 2023년 사미계를 수지했다.
출가 전 연성 스님은 30년 가까이 한 직장에서 근무했다. 성실하게 살아왔지만 반복되는 승진 누락은 큰 스트레스가 됐다. “회사 안에서는 인정받았지만 승진 시기가 되면 늘 후순위로 밀렸다”며 “가족을 챙기느라 회사 일에만 몰두하지 못했던 스스로를 탓하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처음 마음을 의지했던 곳은 성당이었다. 열심히 신앙생활을 했지만, 가족 문제로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그 무렵 정관 스님과 인연이 닿았고, 사찰을 오가며 불교에 귀의했다.
행자 생활은 쉽지 않았다. 사회에서 오래 살아온 만큼 몸에 밴 습관을 내려놓는 과정이 수행이었다.
“자식뻘 되는 도반들과 함께 생활하다 보면 순간순간 옛 습관이 올라옵니다. 그럴 때마다 하심해야 한다고 자신을 다잡습니다.”
연성 스님은 “사미계를 받던 날, 수행자의 길에 들어섰다는 생각에 환희심이 컸다”고 그날을 회고했다. 이후 통도사승가대학에 입방했다.
스님은 “사회 경험을 가진 사람이 수행의 의미를 더 절실히 느끼는 경우도 있다”며 은퇴출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은퇴라는 이름이 족쇄처럼 느껴질 때가 있지만 부처님 가르침을 따르는 길에 늦은 때란 없을 것”이라며 “사회 경험에서 얻은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길이 더 넓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스님은 다시 두 손을 모았다. “행복하십시오.” 출가를 결심한 것도 행복 때문이고, 수행을 이어가는 이유 역시 행복이다. 한 가정의 아버지로 살아온 스님은 수행자의 길 위에서 참된 행복을 배우고 있었다.
권정수 기자 kjs0915@beopbo.com
[1826호 / 2026년 5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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