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박람회 가서 ‘출가상담’ 받았습니다… 풀소유 말고 무소유는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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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5-04-15 08:44 조회3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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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믿는 현실이 거대한 꿈일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꿈속에서 사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욕심과 욕망을 버리고 모든 것을 내려놓는다면 한없는 평온을 얻을 수 있습니다. 저 역시도 공동체 생활을 통해 끊임없이 수련하면서 나를 찾아가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2025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서 만나 출가상담을 해준 은산 스님은 경남 거창 행복한 절의 주지다. 행복한 절은 대한불교조계종 소속 사찰로 구성원들과 공동체를 이뤄 함께 살아가면서 공동생산, 공동분배를 구현 중이다. 무소유·무보수 공동체로 천연염색업과 채식식당 두 곳을 운영하며 생활자금을 충당해 자급자족을 실현했다고 한다. 개인 재산에 대한 소유권이 어느 때보다 명확해지고 있는 현시대에 찾아보기 힘든 사회 공동체다.
서울국제불교박람회는 지난 3~6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2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으며, 다채로운 볼거리와 체험 콘텐츠로 박람회 종료 후에도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3일 개막일에 맞춰 박람회를 살펴보니 불교에 대한 대중들의 높아진 관심을 체감할 수 있었다.
올해 출가 30주년을 맞았다는 은산 스님은 알아듣기 쉬운 용어로 불교를 설명했다. 그는 현재 현대인들이 삶에서 큰 고통을 느끼는 이유가 시대가 급변하며 유통되는 정보가 과잉상태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또 시간이 지날수록 살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으며, 경쟁·비교가 만연해 지면서 마음이 아픈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어렵겠지만 무거운 짐을 내려놓기 위해 노력하고 내면을 차분하게 돌아보면 마음의 평온을 얻을 수 있다고도 했다.

“지금 살아가는 현실이 모두 꿈일 수 있다”라는 은산 스님의 말에 완벽하게 공감할 수는 없었지만, 폭넓은 대화에서 따뜻한 위로를 느낄 수 있었고, 나아가 그가 주지로 있는 행복한 절에 대한 궁금증도 커졌다. 박람회 현장에는 행복한 절에서 생활하고 있는 벨기에인 마틸드 로버트(26)가 자원봉사를 하며 방문객들을 응대하고 있었다. 로버트는 한국을 좋아해 와보고 싶던 차에 행복한 절을 알게 됐으며, 이곳에서 1년 가까이 행복하게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출가상담을 통해 스님이 되는 체계적인 과정에 대해서도 알게 됐다. 출가는 크게 ▲소년출가 ▲청년출가 ▲일반출가 ▲은퇴출가로 나뉜다. 일반출가의 비율이 가장 높다고 하며, 출가 이후 6개월간 행자(아직 승려가 되지 않고 사원에 있으면서 일을 돕고 있는 사람) 기간을 거쳐 이후 4년간의 정규 교육을 받아야 비로소 스님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최근 들어 불교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관심도가 높아짐에 따라 출가를 희망하는 인원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현장에는 국방부 불교 군종 부스도 차려져 많은 이들에게 관심을 받았다. 군종 스님 세 분이 상주하며 군 불교의 역할과 운영을 소개했다. 아직 병역의무를 마치지 않은 20대 초반 남성들의 관심도가 매우 높았다. 군종 스님들은 방문객들에게 따뜻한 차를 내어주며 상담을 하기도 했고 관람객들의 질문에 친절하게 답변을 이어갔다.

주최 측인 대한불교조계종에 따르면 이번 박람회 사전등록자 중 2030세대가 76%를 차지했으며, 여성 참가자가 87%로 높은 비율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주최 측 발표대로 박람회 현장에는 20대 여성 방문자 수가 눈에 띄게 많았으며, 전반적으로 젊은 여성 관람객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불교박람회가 특정 종교를 넘어 젊은 세대가 즐길 수 있는 문화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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