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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울 수록 그리운 '안목' 연담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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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운영자 작성일11-06-10 09:18 조회6,41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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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거듭한 ‘아함경’ 연구 10년


그 구도열 누구에게 견주겠나


은빛의 공간에 은색의 나래를 펴고 새로운 삶에 사뿐히 내려앉아 진실의 창을 열고 모든 것과 대화를 하고 싶네. 평화의 세계를 향하여 나아가는 우리는 현실의 모순에 자아를 반성하는 깨어있는 생명이고자 아니겠는가. ‘인간의 현실적 아픔을 어떻게 타개하여 나아갈 것인가’하는 문제를 밤늦도록 고민하던 모습들 또한 우리 자신에게 시급한 문제일 것일세. 때문에 우리의 할일은 인간 진실성의 회복과 많은 이웃들에게 인간생명의 가치를 보장받을 수 있는 일깨움과 시련의 극복이라 하겠지.


우리는 그것을 현실에 구현하기 위해 남들이 견디지 못하는 외롭고 험난한 길, 낮과 밤의 정진 속에 얻어진 정수로 탈바꿈하는 인간의 극기를 참고 있는지 모르네. 그러기에 구도자는 인간의 참다운 표상이 아니겠는가. 역사의 흐름 속에서 우리의 생명이 고귀함을 인식하는 날부터 수많은 날들을 해매이며 남들이 모르는 아픔을 오직 혼자의 힘으로 해결하려는 각고의 아픔은 값싼 감정의 노예가 되고자 함은 결코 아니라고 생각하네. 우리의 모습이 초라한들 어떻겠는가. 진실을 향한 의지만 약동한다면 캄캄한 동짓달 긴 밤을 지키는 파수꾼이 되어도 한풍에 낙엽을 떠나보내고 낙과가 되어도 서러워하지 않겠네.


혼돈 속에서도 불교의 찬란한 생명이 만인의 가슴속에 움직이게 해야 하지 않겠나. 우리가 살아있다는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며, 이러한 정진 속에서 살아갈 때 구도자는 시대의 참다운 선각가의 자리를 이탈하지 않을 수 있지 않은가. 이를 통해 세인들은 청렴결백한 욕망의 굴레를 벗어난 불교사상을 구현하는 구도자의 승단을 옹호하게 될 것이며, 현실에 존재하는 실향민들의 의지처로 굳혀지게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네.


하지만, 나 역시 가끔은 ‘진정 우리가 자리를 굳히면서 시대에 적응하고 있는가’하는 의문이 들 때가 있다네. 이구동성으로 시대에 맞는 승가교육이 필요하다는 얘기는 교육부장 시절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많이 들은 소리였지. 이러한 현실을 인식할 때 우리를 지켜보는 눈망울이 허황된 것이 아니며, 욕구에 반 이라도 책임과 의무를 짊어지고 있다는 한 가지 사실만은 망각하지 말아야 하지 않겠는가.


나의 도반, 연담스님. 그 동안 스님의 역사관과 사상은 나에게 많을 것을 시사했다네. 제도권에 맞춘 교육기관이 아니더라도 수행자가 모여 연구하는 것은 대단한 것이기에 나는 철없이 뛰어들어 여러 스님들께 누를 끼치지 않았나 새삼 걱정이 된다네. 하지만 오늘날 한국불교에 근본교설 〈아함경〉을 논의할 제도권 교육이 부재함은 주지의 사실인데 누구하나 뜻을 세우지 않으니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제도권에서 인정하지 않더라도 홀로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세월이 10년이라니, 스님의 구도열을 누구에게 견줄 수 있단 말인가.


연담스님. 시대 속에 부패한 현실성에 책임의식을 갖고 이 어려운 현실의 아픔을 새롭게 조명하고 진단하는 스님의 예리한 안목을 믿어 의심치 않네. 부족한 인간은 이러한 구도자가 그립고 아쉬워지는 마음 간절하네. 가슴 치는 몸부림이 고통스럽다 할지라도 내부와의 갈등이 지옥보다 고통스럽다할지라도 웃으면서 인내하자. 그리고 이제는 건강도 챙겨가며 수행 정진을 이어가길 간절히 바라네. 더욱 정진하는 스님의 모습을 앞으로도 계속 볼 수 있길 진정으로 발원하겠네.


현 관 전 조계종 교육부장 [불교신문 2238호/ 6월21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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